Brush into the Carpet
2025
Brush into the Carpet
2025
《Brush into the Carpet》은 물리적·심리적으로 비좁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두 작가가 경험하는 어정쩡한 상태와 반복되는 좌절을 ‘농담’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시각화 한다.
임다현은 드러나고자 하는 욕망과, 그 욕망이 실현되려는 순간 스스로를 숨기는 이중적 태도를 위장술과 비정형적 형상을 통해 구현한다. 정재은은 전지적 시점에 대한 인식의 욕망이 언제나 실패로 귀결되는 아이러니를 입체화된 이미지와 3차원 콜라주 조형으로 탐색한다.
‘숨어버리는 자’와 ‘모든 것을 보고자 하는 자’의 상반된 두 욕망은 농담의 심리적 구조를 형상화한 전시 공간 안에서 서로 충돌하면서도 공존하며, 완전한 인식, 완전한 소거, 그 어느 쪽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결국 스스로에 대한 자조적 유머로 변환된다.
이번 전시는 각 작품이 좌절된 욕망에 대한 자기 폭로를 담고 있는 동시에, 전시 공간 자체를 통해 농담의 공간적·물리적 의미를 재현한다.
제각각의 오브제들로 가득 찬 길고 좁은 공간은 작품 간의 맥락이 불분명하고 관객 사이의 거리도 충분하지 않다. 밀착된 환경, 낯선 배치, 움직이기 불편한 흐름 속에서 관객은 감상보다 탈출을 고민하게 되는 심리적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비좁은 곳을 통과하면 마침내 충분한 거리와 시야가 확보되는 공간이 나타난다. 이는 마치 지나치게 진지한 상황 속에서 던져진 농담 한마디가 만들어내는 해방감과 공간감을 구조화한 것이다.
《Brush into the Carpet》이 다루는 ‘농담’은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것으로서의 의미가 아닌, 농담이 지닌 심리적 특성을 물리적 구조와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text by 정재은
생물은 주변의 색상과 형태로 위장해 자신을 숨긴다. 인간 또한 드러내고 싶어하면서도 숨고 싶어하는 이중성을 지니는데, 작가는 이를 비정형과 위장술 개념으로 시각화한다. 비정형, 실체를 모방하지만 똑같아질 수 없으며, 주변에 따라 변화하기에 고정된 모습을 갖지 못한다. 작가는 이처럼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확정된 형태를 유보하는 비정형의 특성을 생존 전략인 위장술로 재해석한다.
A Visible Mumbling
말은 생각을 꺼내는 행위다. 작가는 달변을 갈망함과 동시에 말의 온전한 전달을 의심해왔다. 유려한 언술을 욕망하지만, 자기 검열에 빠지곤 한다. 자신의 말이 허공에서 길을 잃거나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은 그야말로 말을 막는다. 작가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입 안에서 맴도는 중얼거림을 때론 눈처럼 보이기도 하는 비정형의 입을 가진 조각으로 형상화한다. 조각 내부엔 소리의 반사를 차단하는 무향실의 피라미드 구조를 설치하고, 조각 외부엔 길게 늘어진 스프링 장치들을 배치했다. 겉으로는 요란하게 중얼거리는 듯 보이지만, 정작 소리는 없는 역설적 상황은 내면의 여과 과정에서 막을 삭제하는 자아를 상징한다. 이는 타인과 소통을 원하면서도 자아의 보호를 위해 입을 닫아버리는 작가의 복잡한 내면이기도 하다.
Leaning into the Unseen
전시 주제인 언어적 농담을 과장된 제스처로 표현하는 슬랩스틱 기법을 활용했다. 두 다리는 포개어져 있고, 그 위 아코디언 파티션은 절단된 채 꽂혀 있다. 아코디언 파티션의 틈새를 통해 주변이 어렴풋이 보인다.
Along the Wall(2025)
바게트가 벽면에 기대어 있다. 우뚝 솟은 형태에서 존재감이 우러나지만, 벽면과 비슷한 질감은 위장을 통해 공간 속으로 숨어드는 듯하다.
Leaning into the Unseen 2025 (Left)
Installation view: “Brush into the Carpet”,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 Seoul : 2025.07.12-20Leaning into the Unseen 2025 (Left)
Leaning into the Unseen 2025 (Left)
Installation view: “Brush into the Carpet”,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 Seoul : 2025.07.12-20Leaning into the Unseen 2025 (Left)
accordion partition, water-based resin, wire, acrylic paint 33.5x158x119(cm)
Leaning into the Unseen 2025accordion partition, water-based resin, wire, acrylic paint 33.5x158x119(cm)
accordion partition, water-based resin, wire, acrylic paint 33.5x158x119(cm)
Leaning into the Unseen 2025accordion partition, water-based resin, wire, acrylic paint 33.5x158x119(cm)
accordion partition, water-based resin, wire, acrylic paint 33.5x158x119(cm)
Leaning into the Unseen 2025accordion partition, water-based resin, wire, acrylic paint 33.5x158x119(cm)
A Visible Mumbling, 2025 (Left) / Leaning into the Unseen, 2025 (Middle)
Installation view: “Brush into the Carpet”,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 Seoul : 2025.07.12-20A Visible Mumbling, 2025 (Left) / Leaning into the Unseen, 2025 (Middle)
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A Visible Mumbling 2025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A Visible Mumbling 2025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A Visible Mumbling 2025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A Visible Mumbling 2025rubber hose, water-based resin, chicken wire, iso pink, led light, acrylic paint, chain, mdf, square wood, wire 119x100x187.5(cm)
Installation view: “Brush into the Carpet”,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 Seoul : 2025.07.12-20
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Along the wall 2025 (Left)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Along the wall 2025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Along the wall 2025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Along the wall 2025cement, sawdust, putty, urethane foam, styrofoam 55x35x194(cm)
Photo by Dong Woong Lee
《Brush into the Carpet》은 물리적·심리적으로 비좁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두 작가가 경험하는 어정쩡한 상태와 반복되는 좌절을 ‘농담’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시각화 한다.
임다현은 드러나고자 하는 욕망과, 그 욕망이 실현되려는 순간 스스로를 숨기는 이중적 태도를 위장술과 비정형적 형상을 통해 구현한다. 정재은은 전지적 시점에 대한 인식의 욕망이 언제나 실패로 귀결되는 아이러니를 입체화된 이미지와 3차원 콜라주 조형으로 탐색한다.
‘숨어버리는 자’와 ‘모든 것을 보고자 하는 자’의 상반된 두 욕망은 농담의 심리적 구조를 형상화한 전시 공간 안에서 서로 충돌하면서도 공존하며, 완전한 인식, 완전한 소거, 그 어느 쪽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결국 스스로에 대한 자조적 유머로 변환된다.
이번 전시는 각 작품이 좌절된 욕망에 대한 자기폭로를 담고 있는 동시에, 전시 공간 자체를 통해 농담의 공간적·물리적 의미를 재현한다.
제각각의 오브제들로 가득 찬 길고 좁은 공간은 작품 간의 맥락이 불분명하고 관객 사이의 거리도 충분하지 않다. 밀착된 환경, 낯선 배치, 움직이기 불편한 흐름 속에서 관객은 감상보다 탈출을 고민하게 되는 심리적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비좁은 곳을 통과하면 마침내 충분한 거리와 시야가 확보되는 공간이 나타난다. 이는 마치 지나치게 진지한 상황 속에서 던져진 농담 한마디가 만들어내는 해방감과 공간감을 구조화한 것이다.
《Brush into the Carpet》이 다루는 ‘농담’은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것으로서의 의미가 아닌, 농담이 지닌 심리적 특성을 물리적 구조와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text by 정재은
생물은 주변의 색상과 형태로 위장해 자신을 숨긴다. 인간 또한 드러내고 싶어하면서도 숨고 싶어하는 이중성을 지니는데, 작가는 이를 비정형과 위장술 개념으로 시각화한다. 비정형, 실체를 모방하지만 똑같아질 수 없으며, 주변에 따라 변화하기에 고정된 모습을 갖지 못한다. 작가는 이처럼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확정된 형태를 유보하는 비정형의 특성을 생존 전략인 위장술로 재해석한다.
A Visible Mumbling
말은 생각을 꺼내는 행위다. 작가는 달변을 갈망함과 동시에 말의 온전한 전달을 의심해왔다. 유려한 언술을 욕망하지만, 자기 검열에 빠지곤 한다. 자신의 말이 허공에서 길을 잃거나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은 그야말로 말을 막는다. 작가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입 안에서 맴도는 중얼거림을 때론 눈처럼 보이기도 하는 비정형의 입을 가진 조각으로 형상화한다. 조각 내부엔 소리의 반사를 차단하는 무향실의 피라미드 구조를 설치하고, 조각 외부엔 길게 늘어진 스프링 장치들을 배치했다. 겉으로는 요란하게 중얼거리는 듯 보이지만, 정작 소리는 없는 역설적 상황은 내면의 여과 과정에서 막을 삭제하는 자아를 상징한다. 이는 타인과 소통을 원하면서도 자아의 보호를 위해 입을 닫아버리는 작가의 복잡한 내면이기도 하다.
Leaning into the Unseen
전시 주제인 언어적 농담을 과장된 제스처로 표현하는 슬랩스틱 기법을 활용했다. 두 다리는 포개어져 있고, 그 위 아코디언 파티션은 절단된 채 꽂혀 있다. 아코디언 파티션의 틈새를 통해 주변이 어렴풋이 보인다.
Along the Wall(2025)
바게트가 벽면에 기대어 있다. 우뚝 솟은 형태에서 존재감이 우러나지만, 벽면과 비슷한 질감은 위장을 통해 공간 속으로 숨어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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