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ed the Arrival
2025
Missed the Arr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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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Missed the arrival』 : 늦지 않기를 바란다
이 전시는, '거리'에 대한 하나의 은유다. 임다현 작가의 이전 작업1은 내면에 드러나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음이 간직하는 비밀에 대한 사연이다. 이번 『Missed the arrival』은 내면의 비밀에 파묻혀있을 때마다, 멀어지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세계와 나 사이에 발생하는 '틈'에 대해 말한다. 종종 세상을 바로 보고 느끼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늘 우리 곁에 있다. 그때 세상과 우리 사이에 '거리'가 발생한다. 마주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마주함의 어려움은 이러하다. 무언가에 주목하고 있을 때면, 다른 것들은 시야에서 벗어난다. 바쁜 세상살이에 휩쓸려 사는 우리는 늘 오르내리던 지하철 계단을 헤아려본 일이 없다. 불안에 빠져 있는 날에는 식욕을 잃는다. 망설이고 있을 때 집안일은 방치된다. 내면에 침잠해 있는 시간 속에 세상은 멀어진다. 세상은 간과되거나 잊히거나 밀려난다.2 지나고서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3 이미 도착해 있는 그 세상에 도달해야만 한다는 요구가 피어 오른다.
올바른 날 올바른 방식으로 도달하고 싶다. 리플렛을 집어 들고, 전시장에 발을 들인다. 우선은 늘어서 있는 구조물을 바라본다. '세심하게' 본다면, 갈가리 찢어져 있는 것으로 체험될 것이다. 제대로 보려 할수록 흐리멍텅한 세상으로,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 막연한 파편으로 감각된다. 반대로 '흐릿하게' 본다면, 조각과 조각 사이의 균열은 덜 보일테고, 오히려 균열 너머에 존재하는 원형이 보일 것이다. 제대로 볼수록 연결되지 못하고, 막연하게 볼수록 봉합된다. 뒤집어진 세계이며, 일상적 시선에 대한 물구나무 선 은유다.
조급해 하지 않기를 바란다. 천천히 서성여본다. 어느 순간에는 온전히 세상과 만나는 감각이 있다. 한 발짝 물러서자면 문득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한 발짝 다가가 본다. 틈바구니 사이에 발을 들인다. 서성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억지로 의욕하지 않아도, 세상이 내게 들이치는 순간이 있다. 치밀함과 흐리멍텅 사이로 바람과 향기와 풍경이 성큼 다가오던 순간이 있다. 사람이 한 사람답게 느껴지던 순간이 있다. 세상이 진동하는 방식에 내 고유한 리듬이 뒤섞인다. 조각 나 있던 세상은, 차라리 모조리 흩어져 나와 하나가 된다. 세상에 나를 빼앗기고도 여전히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던, 무력함이 슬프지 않았던 순간이다. 그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안다. 그때 우리는 시의 적절한 순간에 틈 없이 도착한다. 틈새와 그 틈새 너머에 존재하는 세상 사이에서, 세상과 함께 거니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text by 한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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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다현, 정재은. 2025. 07.12-07.20. 『Brush into the Carpat』
2 "우리는 불안 속에서 '떠다니고(표류하고, 동요하고)있다'. 좀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불안이 존재자 전체를 쑥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에, 불안이 우리를 표류하게 한다. 바로 거기에는 우리 자신도-즉 이렇게 존재하는 인 간도-존재자의 한 가운데에서 함께 쑥 빠져나간다는 사실이 있다." 하이데거(2013). 『이정표(1)』,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한길사. 160쪽
3 "우리가 제시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사람의 자연사(自然史)에 관한 견해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특이한 것이아니라, 항상 우리 눈앞에 있기 때문에 아무도 의심하고나 주목하지 않았던 사실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비트겐슈 타인(2016). 『철학적 탐구』. 대우고전총서. §415
Installation view: “Missed the Arrival”, WWW SPACE 2, Seoul : 2025.12.03-14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Parts and Parts, 167×228×71.5cm, 벤딩 합판, 아크릴 물감, 철판, 2025
Installation view: “Missed the Arrival”, WWW SPACE 2, Seoul : 2025.12.03-14
Installation view: “Missed the Arrival”, WWW SPACE 2, Seoul : 2025.12.03-14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Never apart, 159×133×130.5cm, 아코디언 종이 파티션, 석분점토, 철사, 아크릴 물감, 2025
Thin Lines, 130×21.5×15cm, led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led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led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led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led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led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Thin Lines, 130×21.5×15cm, 조명, 아크릴 박스, 각목, 전선, 철판, 우드 스테인, 2025
Photo by DahHyun Im
『Missed the arrival』 : 늦지 않기를 바란다
이 전시는, '거리'에 대한 하나의 은유다. 임다현 작가의 이전 작업1은 내면에 드러나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음이 간직하는 비밀에 대한 사연이다. 이번 『Missed the arrival』은 내면의 비밀에 파묻혀있을 때마다, 멀어지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세계와 나 사이에 발생하는 '틈'에 대해 말한다. 종종 세상을 바로 보고 느끼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늘 우리 곁에 있다. 그때세 상과 우리 사이에 '거리'가 발생한다. 마주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마주함의 어려움은 이러하다. 무언가에 주목하고 있을 때면, 다른 것들은 시야에서 벗어난다. 바쁜 세상 살이 에 휩쓸려 사는 우리는 늘 오르내리던 지하철 계단을 헤아려본 일이 없다. 불안에 빠져 있는 날에는 식욕을 잃는다. 망설이고 있을 때 집안일은 방치된다. 내면에 침잠해 있는 시간 속에 세상은 멀어진다. 세상은 간과되 거나 잊히거나 밀려난다.2 지나고서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3 이미 도착해 있는 그 세상에 도달해야만 한다는 요구가 피어 오른다.
올바른 날 올바른 방식으로 도달하고 싶다. 리플렛을 집어 들고, 전시장에 발을 들인다. 우선은 늘어서 있는 구조물을 바라본다. '세심하게' 본다면, 갈가리 찢어져 있는 것으로 체험될 것이다. 제대로 보려 할수록 흐 리멍텅한 세상으로,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 막연한 파편으로 감각된다. 반대로 '흐릿하게' 본다면, 조각과 조각 사이의 균열은 덜 보일테고, 오히려 균열 너머에 존재하는 원형이 보일 것이다. 제대로 볼수록 연결되지 못하 고, 막연하게 볼수록 봉합된다. 뒤집어진 세계이며, 일상적 시선에 대한 물구나무 선 은유다.
조급해 하지 않기를 바란다. 천천히 서성여본다. 어느 순간에는 온전히 세상과 만나는 감각이 있다. 한 발짝 물러서자면 문득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한 발짝 다가가 본다. 틈바구니 사이에 발을 들인다. 서 성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억지로 의욕하지 않아도, 세상이 내게 들이치는 순간이 있다. 치밀함과 흐리멍텅 사이로 바람과 향기와 풍경이 성큼 다가오던 순간이 있다. 사람이 한 사람답게 느껴 지던 순간이 있다. 세상이 진동하는 방식에 내 고유한 리듬이 뒤섞인다. 조각 나 있던 세상은, 차라리 모조리 흩어져 나와 하나가 된다. 세상에 나를 빼앗기고도 여전히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던, 무력함이 슬프지 않았던 순간이다. 그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안다. 그때 우리는 시의 적절한 순간에 틈 없이 도착한다. 틈새와 그 틈새 너머에 존재하는 세상 사이에서, 세상과 함께 거니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text by 한기하
English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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